[2015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달빛 길어 올리기 - 오은주
달빛 길어 올리기 / 오은주 바람마저 돌아누운 달빛 아래 한지를 뜬다고마운 천형天刑처럼 물질하는 늙은 손이물속에 내려앉은 달, 달의 속살 건져낸다 백번을 흔들어야 항복하는 닥의 껍질,아린 숨결 본떠내고 별빛 고이 아로새겨하얗게 거듭난 한지, 숨소리가 따뜻하다 얇고도 질긴 근성은 민초의 마음일까바람의 웃음마저 곱게 다져 걸러내면어디서 묵란墨蘭 한 송이 꽃피는 소리 들린다 新감각으로 민족문학 꽃피우는 밀알 되고파 그림 전시회에 갔습니다. 그림을 그릴 줄은 모르지만, 관람은 좋아해서 가끔 먼 거리의 전시회도 찾아다니곤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전시회에 제 작품이 걸려 있었는데 그 작품이 팔리고 없었습니다. 액자의 빈자리, 굵은 붓으로 크게 쓴 '축' 자를 보았습니다. '어머나, 내 그림도 팔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