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체어샷 / 박정현
당선작> 체어샷 / 박정현 1 대표는 나더러 자기 집에 들러서 잡화벌꿀과 노트북을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아마도 본인은 부탁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나는 명령으로 들었지만. 대표의 집은 회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의 빌라 5층이다. 대표는 늘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업무를 교묘하게 섞었다. 어디까지가 공적인 업무이고 어디까지가 사적인 업무인지 고민하지만, 그건 모래사장에 바다의 경계를 긋는 것처럼 무용하다. 어차피 네, 하고 대답할 테니까. 이런 거 불편하나? 처음 샌드위치를 사오라고 명령했을 때 내게 했던 말이다. 아니요, 편합니다. 편합니다, 라니. 그 상황에서 이 이상 바보 같은 대답을 하기도 쉽지 않다. 내가 편한만큼 대표는 선을 넘는다. 이건 일종의 영역 싸움이다. 대표는 내 몫의 샌드위치 값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