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빅뱅 / 김영욱
빅뱅 / 김영욱 오일장 구석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는 쌀 한 톨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고 뻥을 친다 화로에 불을 붙이고 페달을 밟으면 오래된 무쇠 로켓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발사 10초 전, 귀를 막고 두근두근 숫자를 세는 대우주시대 뻥이요, 블랙홀이 활짝 열려 쌀별들이 쏟아져 골목길도 넉넉해지는데 자꾸만 작아지는 내 마음 오늘은 내 꿈도 뻥 튀겨 주세요 말하고 싶은데, 할아버지는 하루 종일 보이지 않고 잠이 하얗게 쏟아지는 밤은 또 오고 “안녕”, 내 작은 사람이 첫 인사를 건네요 당선 소식을 받고 새 이가 날 때처럼 간질간질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동시에 관심을 갖고 혼자서 요리조리 습작해보았지만, 과연 제 자신이 '아이의 마음'으로 쓰고 있는지, 꺄우뚱했습니다. 또한 '좋은 동시'란 어떤 것인지, 정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