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착해빠져선 / 정희정
착해빠져선 / 정희정 인물 자해 여, 29 해형 남, 17 은성 남, 17 형석 남, 40 담임 여, 35 무대 1-2 교실. 맨 왼쪽에 낮은 탁자가 있고, 책상 몇이 탁자를 바라보며 일정한 간격으로 줄 맞춰져 있다. 맨 뒤 책상은 다른 것들과 멀리 떨어져 맨 뒤로 밀려나 있다. 무대 뒤론 앞문과 뒷문이 보인다. 1 서늘하게 불이 꺼진 교실. 해형, 맨 뒤로 밀려난 책상에 엎드려, 움직임도 없이 앉아있다. 자해, 앞문으로 들어와 탁자에 걸터앉는다. 창밖으로 들리는 빗소리와, 스피커에서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뒤섞인다. 자해 모르겠어. 자해, 두 손에 얼굴을 묻는다. 잠시. 자해 사실 네 얼굴도 생각이 잘 안나. 해형은 미동 없이 그대로 엎드려 있다. 자해 이름, 주소, 가족 관계, 그런 것들은 알겠는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