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 명절느낌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3. 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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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알마티 출국을 하루 앞두고, 누나가 사는 부천으로 왔습니다. 다음날, 인천공항을 가기 위해서는 고향인 영주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부천에서 출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고향이 영주다보니 큰집과 작은집 모두 영주에 있습니다. 큰집까지 차타고 넉넉잡아 10분이면 도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절에 차를 타고, 귀성길에 오른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23일 많은 차들이 서울로 들어온다는 속보가 흘러나왔습니다. 걱정도 되지만, 즐기고 싶었습니다. 영주에서 부천까지 버스로 3시간 30분이면 안양을 거쳐 넉넉하게 도착합니다.

승차권을 일찍이 인터넷을 통해 발급받았습니다. 다행히 명절이라 버스는 평소보다 증가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짐들을 챙겨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터미널에는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원래는 안양을 거쳐 부천으로 향하는 버스였으나, 5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두 대의 버스는 합의를 통해, 한 대는 부천, 한 대는 안양으로 향하는 것으로 협의를 보았습니다.

짐칸에 짐을 싣고, 품에는 강아지 한 마리를 안았습니다. 좌석은 전부 매진되어,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했습니다.

누나네 집에 오기까지 총 6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루함에 지쳐, 한숨만 내쉬며 창가를 바라보기도 했으나, 오랜만에 겪는 명절느낌이었습니다. 친척과의 사소한 얘기마저 끊겨버린 요즘, 멈춰버린 버스 안에서 명절을 느꼈습니다.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 속에 잠이 절로 온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