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베 (악기)

category 수집광(狅) 2014. 6.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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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베


국적 : 캄보디아


제작년도 : ?


구입시기 : 2011년 8월



  세상에는 다양한 악기가 존재한다. 입으로 불며 연주하는 관악기부터 손으로 치며 연주하는 현악기까지.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 노래방에 자주 가며, 최신곡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들을 자주 듣는다. 악기 연주라고는 리코더와 피아노 연주(한손)가 가능하다. 주위에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몇 있지만, 친구들에게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본 적 없다. 슈퍼스타K라도 나가자고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쑥덕거렸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노래 부를 자신이 없었다. 기타라도 멋있게 연주하면, 기타가 주는 섬광 때문에 제법 괜찮을텐데.



  이번에 소개할 수집품은 악기이다. 전 세계에는 다양한 민족들이 살고 있는만큼, 다양한 악기들이 존재한다. 그 중 내가 소지하고 있는 악기는 젬베이다. 각종 사전에서는 젬베를 ‘아프리카에서 축하연과 제식에 사용하는 큰 성배 모양의 북’이라 설명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젬베라는 악기를 사용하고 있는 민족은 아프리카에 한정해서는 안된다.









  지난 2011년 여름, G마켓 해외봉사단의 일원으로 캄보디아로 떠났다. 봉사가 목적이었고, 대부분의 일정도 봉사였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약간의 관광 및 휴식 시간이 봉사 단원에게 주어진다. 나는 젬베를 캄보디아의 한 관광지에서 구입했다. 아마 씨엠립에 있는 민속촌일 것이다. 

  주변에는 상인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야단법석이었고, 어떤 한 상인에게 젬베를 구입하게 된 것이다. 사실 악기 연주라고는 관악기만 조금 할 줄 아는 내가 타악기를 구입하는 분명한 이유는 없었다. 단순한 기념품이었고, 당시 10cm의 음악을 즐겨들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젬베를 파는 상인에게 계속 눈길을 주자 상인은 2개 사면 저렴하게 팔겠다며 내게 다가왔다. 몇 차례의 협상 끝에 젬베 2개를 구입했다. 하나는 소가죽, 하나는 뱀가죽이다. 제법 소리가 경쾌한 것이 마음에 쏙 들었다.

  숙소로 돌아와 현지인인 썸낭과 젬베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결론은 매우 저렴하게 구입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젬베 상태도 제법 좋다고 하니, 완벽한 구입이었다.



  인천공항에 새벽에 도착해서 나는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을 단원들과 함께 먹었다. 그리고 살짝 젬베를 쳤다. 크게 두드리지는 않았지만 고요한 새벽, 젬베 소리에 시선은 나에게 집중되었다. 따가운 눈길은 아니었지만, 젬베를 흥겹게 칠 자신도 기운도 없었다. 다시 젬베를 가방에 넣었다. 그 후로 학교 축제 때, 친구의 기타와 함께 잠깐 연주를 해보았는데 어설퍼서 다시 박스에 넣어 두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뱀가죽으로 만든 젬베는 가죽이 습기를 먹어서인지 탁한 소리가 났다. 그나마 소가죽은 제법 청아한 소리를 냈다. 아주 가끔은 혼자 집안에서 노래를 부를 때, 젬베를 꺼낸다. 입으로는 노래를 부르며, 손으로는 젬베를 친다. 리듬은 자연스레 형성되고, 젬베와 나는 하나가 된다. 나는 그 순간이 행복하다. 음악을 잘해서가 아니라, 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고된 공부와 일에서 얻은 스트레스는 흥으로 풀어야 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