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보(朝鮮通寶)

category 수집광(狅) 2014. 6. 12. 12:00
728x90

조선통보(朝鮮通寶)






국적 : 대한민국 (조선)


제작년도 : 1423년 이후


구입시기 : 2013년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분이다. 그리고 장영실과 같은 인재를 등용하여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뤄냈다. 또한 세종대왕은 ‘조선통보’라는 조선 최초의 화폐를 발행하기도 했다. 물론 조선통보가 발행되기 전까지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조선통보가 세종 때 발행된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역사책을 통해, 조선의 화폐로 상평통보만 알고 있다. 상평통보가 조선을 대표하는 엽전은 분명하지만, 상평통보가 발행되기 이전에는 ‘조선통보’가 있었고, 상평통보 발행 이후, 잠깐이지만 십전통보가 발행되기도 했다.


  나는 최근 조선통보를 대량으로 구입했다. 화폐수집 인터넷 동호회 회원 분께 저렴하게 수십 개의 조선통보를 분양받았다. 상태는 모두 제각각이지만, 조선통보라는 한자어는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으니 만족한다. 무엇보다 약 6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된다.



  조선통보(朝鮮通寶)는 1423년(세종 5)에 만들어진 화폐이다.

  조선왕조는 건국 초기부터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화폐제도를 도입하고자 했다. 조선 초기에는 쌀이나 베 등의 물품화폐나 금과 은이 금속화폐를 대신했다. 이에 조선왕조는 포화(베)나 저화(닥나무 껍질로 만든 종이)를 화폐로 지정하였다.

  하지만 저화를 유통 및 보급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고, 이에 1415년 동전을 주조해 저화와 함께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중국 당나라의 개원통보의 체제를 본뜬 조선통보를 주조하려고 했으나, 그해 흉년 등의 원인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후 1423년 사실상 저화의 통용이 중단되자 조선통보를 주조 및 유통하게 된다. 당시 의정부와 육조의 합동회의에서 태종 때 발행에 실패한 조선통보를 주조 및 유통할 것과 이를 사섬서에서 관장할 것을 결정하였다.

  조선통보를 주조하는 일에 착수했으나 유통 보급시키는 데 필요한 수량을 주조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동전 원료의 공급난, 주조시설의 미비, 주조기술의 미숙 및 기술자 부족 등이 원인이었다.

  서울과 경상좌도와 경상우도 및 전라도 여러 곳에 주전소(화폐를 발행하는 곳)를 설치하고 조선통보를 주조하였다. 그러나 시작한지 4년만인 1427년, 겨우 40만냥을 주조하는데 그쳤다. 조선왕조는 명목화폐인 조선통보에 법적인 통용력과 경제적 신용을 부여, 유통 및 보급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조처를 취하였다. 조선왕조는 조선통보의 유통량을 조절하고, 사용하지 않는 자를 처벌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조선왕조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과하고 조선통보의 유통 가치는 폭락해 조선통보를 유기의 원료로 사용하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결국 다시 쌀과 포 등의 물품화폐와 금과 은 등이 다시 조선통보를 대신하게 되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왕조는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국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동전 발행을 검토하게 되었다. 이후 1633년(인조 11)에 다시 조선통보를 법화로 주조 및 유통하기로 결정한다. 이 때 유통된 조선통보는 명나라의 만력통보(萬曆通寶)를 본떠 만든 것으로, 세종 때 만들어진 조선통보와 구별하기 위해 팔분서(八分書) 조선통보를 주조하게 된다.

  팔분서 조선통보는 서울의 상평쳥에서 주조되기 시작했으나, 이듬해인 1634년에는 안동, 대구, 개성 등 상품유통이 원활하고 동전 원료 공급이 편리한 지방에서 주조와 발행을 하였다.

  조선왕조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서울과 각 지방에서 발행한 조선통보를 유통 및 보급시키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조선이라는 봉건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 경제의 미숙성, 화폐 원료의 공급난, 화폐 정책의 모순성, 정부 지도자들의 파쟁의식으로 인하여 발행을 중단하게 된다.

  하지만 조선통보는 1670년대 말부터 발행된 상평통보(常平通寶)가 국가의 법화로 유통 및 보급되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조선통보는 조선의 역사와 함께 600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나는 조선통보의 ‘조선’이란 글자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조선통보를 통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