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 늘어난 식구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9. 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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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구가 두 명 늘었습니다. 손님이 아닌 식구입니다. 제가 이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제가 손님이고 오늘 온 식구들이 주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함께 지내던 목사님께서 한국으로 돌아가시고, 혼자 커다란 집을 지켰습니다. 밤에 혹시 도둑이 들어오지는 않을까. 개밥은 잘 챙겨줬을까. 마당에 자라는 풀들은 아무런 문제없을까.

 

  혼자면 좋을 줄 알았는데, 타국에서의 혼자는 너무나도 소외된 공간이었습니다. 한국말을 듣고 싶어서 한국 노래를 틀고, 집이 너무 조용해서 노래를 계속 틀었습니다. 오늘 목사님의 아들과 딸이 이곳에 온다고 해서 부랴부랴 부족한 솜씨지만 초밥을 만들었습니다. 이곳 도착시간은 새벽 12시가 넘어서니, 허기져 있을 것이라는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밤늦게 아는 분의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계속되는 비행기 연착 소식에 눈살을 찌푸리며 구석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출구를 통해 빠져나오는 낯선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목사님 딸은 한국에서 몇 번 봤지만, 아들은 초면입니다. 어색한 인사를 뒤로하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셋이서 이 큰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잘 지낼 수 있겠죠? 착한 아이들이라 어색한 건 금방 없어질 것 같습니다. 아무튼 늘어난 식구 생각에 배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