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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에 열린 키르기스스탄 한민족 큰잔치 동포 노래자랑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고자 한다.

사실은 개인적인 생각이라기 보단 사진이 남아서 몇 자 더 적어본다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카메라를 늘 두 대 들고 다니는 나로서는 DSLR이 아닌 디카로 찍은 사진들에 대한 처리가 늘 곤란이다.

버리긴 아깝고 원래는 앞 내용에 넣었어야 되는데, 어리석게도 깜빡하고 만 것이다.

무튼 디카 속 사진 몇 장과 함께 느낀 후기.


먼 한국에서 본 공연을 위해 오신 KBS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곳 키르기스스탄은 중앙아시아 다른 나라보다 이러한 한국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의 경우를 말함, 아제르바이잔,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더 열악함)

그래서인지 본 공연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고대하던 것은 전부 사실이다.


이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토요일 3시간의 수업을 하기보다는 

학생들에게 좋은 체험이 될 것 같아 수업대신 이곳에서의 체험을 하기로 했다.



가장 왼쪽에 계신 통역하시는 분.

나는 이 분을 칭찬하고 싶다.

MC가 한국식의 엉뚱한 농담을 마구 던지는데도 침착하게 통역을 잘해주었다.

아마 MC의 개그에 한국인 몇명만 웃는 경우도 있었다.

문화차이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사전적 지식이 없다면 본 공연에서 좋은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는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언론에서는 엄청 사람이 많이 온 것처럼 얘기했지만,

사실은 그렇게 많이 오진 않았다.

공연장소인 필하르모니 극장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곳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꽉 채워지지는 않았다.



무대 가운데 계신 분이 키르기스스탄 문화부 장관이시다.

가수 출신의 문화부 장관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다양한 문화체험에는 늘 자리를 지키시는 편이다.

그래서 이제 얼굴만 봐도 아~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김창규 주 키르기스스탄 대사님 이시다.

정말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외모를 지녔다.

성격도 좋은 분 같은데, 얘기를 안나눠봤으니 솔직히 모르겠다.

교민들 사이에서도 좋은 시선을 받고 계신다.



본 공연이 시작하기 전의 모습이다.

자리가 이렇게나 많이 비었지 않았는가!!!



본 공연의 한민족이란 고려인과 교민을 말한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 온 현지인들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청중이 고함을 질러야 되는데, 계속 NG다.

그래도 한 두 번 끝에 OK를 받았으니 이 정도면 수준급의 청중이 아닐까.





가수 장미화.

나는 이 분을 몰랐는데, 우리 어머니는 알고 계셨다.

방송을 통해 봤다던 어머니. 어머니는 실제로 보고싶어했지만, 글세...나는 별 감흥이 없다.




디카로 찍은 사진은 여기까지다.


참가자들의 실력은 훌륭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어를 불러야 되는 노래대회에서 그것도 장소가 키르기스스탄이라는 낯선 곳임을 감안해 훌륭했다고 말하고 싶다.

가요대회에 참가한 한국 유학생보다 고려인분들을 더 높이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다.

고려인들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또박또박 한국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정말 멋졌다.

그런데 방송 관계자들은 왜 어떤 팀은 1절을 어떤 팀은 2절을 부르게 했는지 의문이다.

어떤 이는 아쉬울 정도로 분량이 적었고, 어떤 이는 지루할 정도로 분량이 길었다.

그리고 본 가요대회의 취지는 동포들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과에 재학중인 현지인이 참가를 했다.

그렇다면 홍보를 할 때, 현지인도 가능하다고 살짝 적어놓았으면 한국노래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좀 더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본 가요대회에 참가한 현지인이 노래를 너무 잘불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선전을 두 번이나 치뤘다고 들었는데, 굳이 두 번씩이나 치뤘어야 됬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실력이 놀라울 정도였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이라도 할텐데, 한 번의 예선으로도 충분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대가수로 트로트 가수들만 왔다. 하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젊은 현지인들은 아이돌 그룹을 보고싶어한다.

그 많은 초대가수 중 아이돌 가수 한 팀이라도 있었으면, 아마 본 공연이 더 풍성했을 것 같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도 한국 가수들을 꼭 보고싶다고 한다.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한 초대가수 편성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무튼 나는 본 공연을 다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지루한 점도 없지않았지만, 그 다음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운 것이다.

등수를 떠나, 교민들과 고려인 그리고 현지인들에게 큰 웃음과 즐거움을 안겨준 본 공연의 기획자를 비롯한 관계자, 참가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이러한 공연이 키르기스스탄에서 풍성하게 열리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