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우리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 송정양
우리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 송정양 우리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할머니는 나보다 나이가 두 배나 많다. 할머니의 시간은 나보다 일곱 배나 빨리 간다. 할머니는 개다. 그것도 아주 늙은 개다.할머니의 나이를 들으면 모두 깜짝 놀란다. 개 나이로 스무 살이면 정말 오래 산 거라고 했다. 사람 나이로 치면 백 살이 넘는다고. 할머니는 정말 백 살 먹은 할머니처럼 잘 듣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한다. 털도 다 빠져 듬성듬성했고 드러난 살가죽 위로는 울긋불긋 검버섯이 피어 있었다. 할머니가 처음부터 할머니였던 것은 아니다. 할머니에게도 ‘이뽀’라는 이름이 있었다. 아빠는 할머니를 처음 보자마자 너무 예뻐서 ‘이뽀’라고 이름 지었다. 하지만 이제 아빠를 빼고는 아무도 할머니를 이뽀라고 부르지 않는다.누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