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스웨터 / 황성용
스웨터 / 황성용 엄마 영정사진을 찍는 날 일생의 좌중을 한 번에 멈추고 그 안에서 골몰히 앞을 바라보는 한방의 시선, 시장 냄새도 들어간다 느슨했던 안이 넘어졌는지 엄마의 얼굴이 카메라 앞에서 손님 쪽으로 살짝 기운다 엄마 스스로 올올이 물 수 있는 어금니 하나로 얼굴을 살짝 들어 올린다 힘들었던 무게는 내리고, 쪼그렸던 다리는 반듯이 편다 푸르른 날과 무성한 날을 곱해도 영이 되는 적자의 숲에서 내려오지 못해 항상 엄마의 앞치마는 땀으로 젖어 있다 비누칠을 해도 빠지지 않을 때 방망이질의 쓰임에 따라 한 방에 끝내려고 사진사는 필요 없는 각도를 버린다 버릴 컷을 버려진 시간으로 남아 있을 때 엄마는 살림의 다이어트를 위해 땀방울 하나하나 털실로 꿰매는 절약 스웨터(sweater) 코가 빠져도 스웨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