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4. 23. 미안함으로 시작.

category 청춘이야기 2014. 4.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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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 있는 나에게

친구가 말을 걸었다.

 

우리의 주제는

오늘도 세월호.

 

나는 세월호 사건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친구는

그 말에 동의하면서도

내 일이 아니니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고 했다.

 

친구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도

나는 남일 같지 않다고 했다.

 

나는 학생들과

교실을 넘어 인생을 함께하는

교사의 꿈을 가지고 있다.

 

친구는 그 마음을 알기에

- 라는 탄신과 함께

이해한다고 했다.

 

미안했다.

지켜주지 못한 것에 미안함.

조금 더

보듬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세상이 좀 더 따뜻했다면,

이기심으로 가득하지 않았다면,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

삶과 고통스러운 씨름을 하진

않았을 텐데.

 

그 미안함 때문에

한동안 우울했다.

 

한숨을 내쉬는 나에게

친구가 말을 꺼낸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고.

 

나는 교사가 되면,

위험한 상황에 대비한

심폐소생술과 수영 등을

배우기로 했다.

 

그러자,

그것보다 중요한 건

어른으로서의 떳떳함과

책임감이라고

지나가던 마음이 말했다.

 

그래.

성인이라고 쉽게 내뱉은 나에게

그리고 이 세상 어른들에게...

 

교훈을 주고 간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어른답지 못해서.

 

2011. 08.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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