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 이별선물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6. 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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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험을 치룬 오늘. 발걸음이 가볍기도 무겁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점심을 먹기 위해 내려가는 찰나, 친구가 급히 부릅니다. 그리고 종이가방 하나를 건넵니다. 몇 달 전, 사이가 멀어져버린 친구의 선물이었습니다.

 

종이가방 겉에는 ‘Starbucks’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였고, 친구들은 웅성거리며 모여들었습니다. 가방 안에는 텀블러와 편지가 한 장 들어있었습니다.

 

텀블러보다는 편지에 시선이 꽂혔습니다. 친구들은 비싼 텀블러라며 혀를 찼지만, 저에게는 편지의 내용이 더 궁금했습니다.

친구와의 식사를 마치고, 재빨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장으로 나뉜 편지를 읽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지난 날, 함께 한 시간들의 과정이 어떻든 지금의 사이는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마산을 떠나 고향으로 간다는 사실을 늦게 들었다는 친구. 하지만 저는 고향이 아닌 다른 곳을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사람이 변했다는 말. 그건 저에게도 그 친구에게도 그리고 모두에게도 해당하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 변화에서 살아남는 건, 자신과 그리고 거미줄처럼 가늘게 이어진 인연의 줄을 유지하는 자의 몫이겠지만 말이죠.

 

모처럼 받은 선물에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습니다. 아직 남은 시간동안, 저에게도 생각할 시간은 조금 남아 있겠죠. 때론 시간은 현재와 미래 사이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이상의 해결을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혹자의 말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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