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 고기잡이 고수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7. 15. 19:43
728x90

출근한 아버지를 뒤로하고, 어머니와 함께 서천으로 향했습니다. 유난히 물고기가 뛰어 오르던 곳. 고기잡이 반도를 구입하고, 이참에 골뱅이를 잡기 위한 도구도 덩달아 구입했습니다.

 

아침에 잠깐 내린 비 때문인지, 수심은 예전보다 깊었습니다. 어머니와 저의 등장에 덩달아 차 한 대가 다가오더니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반도를 들고 차에서 내립니다. 물에 잠깐 담갔다 뺀 반도에는 꽤 많은 물고기들이 살려 달라며 아우성칩니다.

 

그 모습에 자신감이 붙은 저는 과감하게 물에 들어가 반도를 수면 깊숙이 집어넣었습니다. 아마 제 반도에도 꽤 많은 물고기가 걸려들었겠지? 즐거운 상상도 잠시, 힘차게 들어 올린 반도에는 물고기 한 마리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반도는 고요했습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어머니께선 할아버지와 비교하며, 웃으시기만 합니다. 화가 나 다시 잡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강한 물살 때문인지 팔에는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근처 돌에 앉아 잠시 쉽니다.

 

오토바이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더니 어떤 아저씨 한 분이 늠름한 모습으로 반도를 들고 제 옆을 스쳐갑니다. 물살이 강해 사람이 가지 않는 곳에 가더니 이내 반도를 깊숙이 넣습니다. 그 뒤 힘차게 반도를 들어 올리는 아저씨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반도에는 수십 마리의 물고기들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저씨는 저의 물고기 잡는 실력이 못마땅한지 옆으로 와 이것저것 지적해주십니다. 할아버지는 한 마리도 못 잡은 제가 불쌍한지 잡은 물고기 전부를 저에게 줬습니다. 다음에는 꼭 제가 많이 잡아 주변 분들께 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