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제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우렁이 아줌마 / 김정애
우렁이 아줌마 / 김정애 창밖이 어슴푸레 밝아왔다. 방문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큰방 문이 열렸다 닫히고, 작은방 문이 열렸다 닫히고, 화장실 문이, 냉장고 문이, 옷장 문이, 신발장 문이 열렸다 닫히기를 여러 번. 마침내 현관문이 열렸다 닫히기를 서너 번. 이제 더 이상 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들썩였던 먼지들이 가만가만 가라앉고, 햇살이 서서히 베란다에 비쳐들었다. "찰랑 차알랑." 베란다 화분들 틈에 놓인 항아리의 물이 조금 움직이더니 우렁이 한 마리가 물 밖으로 나왔다. 우렁이는 껍질을 벗고 스르륵 일어섰다. 그러자 꼭 민달팽이 같았던 우렁이 모습이 스르르 바뀌었다. 잠시 후 우렁이는 자그마하고 마른 아줌마로 변했다. 우렁이는 아니, 아줌마는 껍질을 들고 거실로 들어갔다. "야옹!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