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광남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역사의 잔해와 무덤 순례자 - 오종태론 / 김서라
역사의 잔해와 무덤 순례자 - 오종태론 / 김서라 저것을 어떻게 한다냐다만 하얀 것 위에 하얀 것역사도 전쟁도 파묻어 버린백 년 같은 저 작은 별들을 어떻게 한다냐―범대순, ‘무등산 눈꽃’, 『무등산』, 문학들, 2013년 부분 인용 1. 도무지 전할 수 없는 이미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대상이 사라졌을 때, 그것을 말하는 것은 어렵다. 하물며 그것이 사라졌을 때, 이미지로 전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사실 상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설령 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왜곡이나 굴절을 피할 수 없고 심지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가령, 어떤 사진가가 이미 사라져버린 세계를 사진으로 보여주려고 할 때, 좀체 이미지로 나타낼 수 없는 것을 드러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면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