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우리 아빠 / 정경숙
우리 아빠 / 정경숙 우리 아빠는 농사꾼이다. 그런데 가진 땅이 없다. 남의 논을 얻어 농사를 짓는다. 우리 논을 갖는 것, 바로 아빠의 꿈이다.아빠는 꿈을 이루려고 빚을 얻었다. 빚을 갚기 위해 소와 개를 키워 판다. 고라니, 멧돼지, 오소리 같은 짐승도 잡아다 판다.어떤 사람들은 아빠를 밀렵꾼이라며 손가락질한다. 아빠는 눈썹 하나 까닥 않는다.“당신들도 농사 한 번 지어 봐. 그런 말이 나오나. 봄에는 콩 싹, 고구마 싹, 싹이란 싹은 죄 싹싹 뜯어먹지, 가을에는 다 익은 벼를 깔아뭉개서 지 담요로 만들어놓는데, 어떤 놈이 가만있겠어. 나도, 우리 아들을, 대학까지는 보내고 싶다구.”나도 우리 농사를 망치는 녀석들은 싫다. 아빠가 속상하면 나도 속상하다. 밥상 위에 멧돼지나 고라니 고기가 올라오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