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종이집 / 김수영
종이집 / 김수영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집이라고? 수인은 본 적도, 살아 본 적도, 가져 본 적도 없는 집이었다. 이런 집을 접을 수 있을까. 브이로그 '종이집'을 오픈하고 육 개월 만의 마수걸이인 데다 무려 다섯 채였다. 두 달치 월세와 맞먹는 이십만 원을 마다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루에 종이집을 한 채씩 납품하는 조건이었다.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수인은 앞뒤 재지 말고 덤벼보기로 했다. 선금을 넣으라는 조항을 넣어 주문 확인 댓글을 달았고, 별도의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승리 부동산 유리창에 붙은 숫자들을 올려다보았다. 전세 6.5억, 급매 15억 조정 가능, 월세 4억에 60, 급 월세 1억에 100. 평범한 숫자인데 뒤에 붙은 억, 때문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같았다. 구름, 이라고 웅얼거..